주변에서 수리남 수리남 하길래 돈만 축내고 있는 넷플릭스를 몇달만에 들어갔다.
재밌다는 평 때문도 있었지만 우리 정청이 형님이 나온다길래 안 볼수가 없지.
우선 수리남이 뭘까? 들어본 사람이 많지 않은 이 나라는 남미의 조그만 나라로 네덜란드 식민지 였다. 그 옆에 가이아나는 영국 식민지, 기아나는 아직도 프랑스령이다.
드라마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해보자면 먹고 살기 힘든 강인구(하정우)가 수리남에서 홍어 사업으로 한탕 벌어보고자 했는데 수리남의 마약왕 전요환(황정민)목사의 계략으로 강인구의 한국행 홍어 배속에서 코카인이 발견된다. 그로인해 친구 응수는 죽고 자기는 교도소에 수감되는 고초를 겪다가 전요환을 체포하기 위해 국정원의 스파이로 전요환 측에 잠입하는 이야기다.
여기서부터 프롤로그는 끝나고 본격적인 드라마 이야기가 시작되어 우당탕탕 좌충우돌 유쾌한 스파이 놀이가 시작된다.
우선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상당히 재밌게 봤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이 그 자리에서 총 6편을 내리 이어서 쭉 감상했다.
이야기 자체도 실화를 끌어와 각색을 해서 나름 흥미진진했고 미친 캐릭터들이 매력을 뽐내서 더욱 재밌는 드라마였다.
황정민은 뭐 말할것도 없이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다. 황정민 배우 자체가 어떤 연기든 황정민화 한다는 얘기가 있긴한데 어쨌건 그 모습 자체가 너무 찰지고 재밌어서 오히려 좋았다.
난 수리남을 보고 있는데 오랜만에 신세계의 정청이 아저씨를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반가웠다. ㅋㅋ
연기도 연기고 역할 자체도 매력적인 빌런인게 누가봐도 그냥 갱단 보스인데 자꾸 '할렐루야', '아멘', '주님의 이름으로' 라고 염병을 떨면서 성직자 컨셉에 충실하다.
나중엔 오히려 컨셉에 잡아 먹혀서 신앙심 1도 없는거 뻔히 아는데 긴박한 상황에서 예수 찾고 뭐 믿음 깊게 행동하라 그러다가 가면을 한 번 벗는데 강인구를 높게 평가하면서 총괄이사 자리를 맡긴다 할때 '나랑 둘이 있을때는 편하게 있어 뭐 뻔히 다 아는데' 라며 목사역할을 잠깐 내려놓은다.
어쨌건 전요환 목사는 자신의 계략에 당한 강인구의 접근을 처음부터 불신하여 의심가득이지만 점점 강인구의 대담함과 돈을 향한 집착에 그를 인정하고 믿게 되는 모습이 보인다.
강인구 캐릭터가 진짜 미친 사람인데 한국에서부터 미친 사업수완을 발휘해서 미군부대에 뭐 식품인가도 납품을 하고 자동차 정비소도 따로 하고 있고 가라오케도 운영하면서 돈을 열심히 번다. 그러다가 운영하는 룸방에서 진상 경찰을 잘못 받아 문을 닫게 생긴다. 처음엔 경찰인 줄 모르고 "그냥 진상피운거 내가 신고 안하고 봐줄테니까 얼마주고 가쇼" 랬다가 바로 신고 해봐 병신아 소리 들으면서 경찰배지를 보여주면서 꼽을 태운다.
여기서 원래라면 아이고 형님 하며 설설 기고 뭐 상납도 해야 무사히 넘어갈 것 같은데 이미 단단히 삐진 강인구가 그냥 홧김에 소싯적 배운 유도로 엎어치기를 한다. 그렇게 형편이 어려워지게 생겨서 홍어 사업을 하러 수리남에 가게 된거다.
캐릭터 자체가 말도 안되게 강단이 세고 임기응변에 능하고 그냥 완전 넘사벽으로 나온다. 결혼도 그냥 대충 아~~ 돈 딸리니까 살림이나 차려야지~ 하며 학교다닐때 따라다니던 여자들에게 전화로 무슨 안부돌리는것마냥 청혼돌리면서 하게 되었다. (상남자)
스파이 놀이할때도 미쳤는데 우리가 마피아 게임도 뻔뻔함과 정치질이 중요한 것처럼 의심받는 와중이 몇번이나 있어도 "아니 나 아닌데?? 저놈 눈깔이상한데? 짼데?" 이런 느낌으로 교묘히 빠져나가고 의심을 거둘만한 행동거지도 보여준다.
그래서 전요환이 조금씩 의심을 했다가 신용을 했다가 마지막에 결국 강인구가 보여준 평소 돈에 대한 집착은 끝까지 믿어서 "너 구상만이랑 뭔가 꾸미지?" 할때도 절대 국정원 의심은 1도 못하고 코카인을 빼돌려서 장사하려는 수작으로 밖에 의심하지 못한다.
변기태 조우진 아저씨가 연기한 극 중 인물인데 이 사람이 미친 사람이다. 애초에 내부자들이나 다른 작품에서 얼굴을 보지 않았으면 실제로 조선족 출신 배우인가? 싶을 정도의 연기를 보여준다. 강인구가 첸진을 만날 때 총들고 쳐들어온적 있었는데 중국애들한테 총을 쏘면서 하는 중국말이 너무 찰져서 몇 번을 돌려봤었다.
근데 중간에 전요환이 첸진한테 변기태를 넘기면서 죽이라고 한 적이 있는데 미친 변기태가 여하나 썰고 여하나썰고 일대다로 다 썰어버리는 무쌍을 보여준다. 이게 말이 안되는게 총들고 온 적들을 혼자서 어떻게 다 제압하지? 이런 생각이어서 좀 억지 아닌가? 싶었는데 국정원 요원이라고 밝혀지고 나서는 아 그럴만 한가?? 했지만 아니 아무리 훈련된 요원이래도 좀 빡셀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중에 든 생각은 아니 국정원 요원이 마약범 체포하려고 침투한건데 막 사람 쉽게 죽이고 그래도 되나?? 뭐 자기가 살려면 죽여야 하긴 했지만 나중에 첸진 컷 할 때도 아무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기는거 보고 거기서 첸진에게 이입하게 되었다.
사실 첸진도 전요환 못지 않은 나쁜놈이다. 자기 동료들도 다리 썰고 시체를 차이나타운 입구에 무슨 빨래마냥 걸어놓고 그런 사람인데 강인구의 말빨에 넘어가서 전요환 공격하고 코카인 훔치고 나중엔 브라더까지 가게된다. 첸진이 군대에게 쫒기고 있을때 강인구 얼굴보고 헤이 브로 하면서 신뢰하는 모습에 총 맞을때 안타까움을 주게 되었다. 마지막은 처음 봤을 때처럼 퍼킹피쉬맨하고 간다.
첸진이 전요환 공격했던 장면도 좀 어거지가 있었다. 전요환을 기습하는데 옥상에서 몸 다 내놓고 총질하는 모습도 일단 맘에 안들었고 아무래도 수리남이 인프라가 좋을 것 같지는 않아서 배그라던지 그런 게임을 안해본 듯 하다. 그리고 다 총으로 무장해서 기습하는데 전요환을 죽이지도 못하고 실패하는게 억지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데이빗 팍이 있다. 이 사람은 처음에 등장했을 땐 그냥 어디서 많이 본 캐릭터였다. 한국인인데 영어이름이 있고 한국말에 영어를 섞어쓰면서 발음을 줜~나게 꽈서 말을 하는 전형적인 그런 캐릭터다. 이런 전형적인 걸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서 보자마자 비호감이었다. 근데 전형적인것은 다 그런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보다보니 정들어서 그런지 재밌는 캐릭터라고 생각이 바뀌었다.
국정원 그 상만이형도 기억에 많이 남는데 자꾸 식사는 잡쉈냐 물어보고 침 찍찍 뱉고 이 아저씨가 전요환이 마약을 푸에르토리코로 보내게 유도하는 작업을 치는데 자꾸 전요환을 너무 몰아붙이면서 일 성사를 오히려 방해한다. 중간에 강인구가 아 나 이제 내 목숨이 위험하다 전요환을 내 방식대로 제거해야 겠다. 라며 첸진이랑 짜고 전요환을 기습하게 되는데 그 이후 변기태가 정체를 밝히면서 강인구씨 독단적으로 행동하지 말라면서 일이 너무 꼬였다 뭐 그런 쿠사리를 주는데 결과적으로 강인구가 그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전요환은 그냥 첸진이랑 하하호호 거래 잘 마치고 코카인 잘 팔고 전요환을 체포하는 작전은 성사되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상 푸에르토리코 선택밖에 남지 않게 된 큰 공을 세웠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장면도 참 인상깊었는데 그야말로 신세계 정청이었다. 부하들이 전요환을 대피시킬때 놔이 씨발럼아?? 뭐 이런 욕을 하면서 뿌리치려는 모습이 그냥 정청이다. 황정민 배우의 단점이자 어떻게 보면 장점이 될 수도 있는 연기가 보였다.
아무튼 상당히 재밌게 봤다.
'영화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즘 마블은 진짜 재미가 없다. 마블 문제점 (0) | 2024.01.23 |
---|---|
영화 신세계 줄거리 요약 스포일러 리뷰 2부 (0) | 2023.08.01 |
영화 신세계 프로젝트 입니다. 줄거리 요약 스포일러 리뷰 1부 (0) | 2023.07.31 |
영화 신세계 황정민 재미있는 대사 모음 (2) | 2020.09.04 |
댓글